사죄대행업자 - 영화속 직업이 현실로 등장하다
2013년작 영화 '사죄의 왕'입니다. 다양한 사건을 사죄의 테크닉으로 해결하는 내용입니다.
사죄대행업자란?
일본어로 謝罪屋(샤자이야)라고 불리는 사죄대행업자는 사과, 사죄를 의미하는 '謝罪(샤자이)'와 '~를 하는 사람, 업체' 등을 의미하는 '屋(야)'가 합쳐진 단어로 '누군가를 대신해 사과를 대신해주는 업자'를 말합니다. '사죄 대행' 이외에도 '혼나기 대행', '욕먹기 대행' 등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받는 일을 포괄적으로 대신해주기도 합니다.
'사죄대행업자' 키워드 검색결과입니다. '사죄대행 프로'라는 단어가 눈길을 끕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가?
어느 사죄대행업체가 지금까지 해온 업무를 게재하고 있어 발췌하여 적어봅니다.
1.피해자로부터 사죄를 강요당해 사죄대행 의뢰
2.회사에서 고객이나 거래처에 사죄대행 의뢰
3.클레이머(블랙컨수머)에 대응을 위한 사죄대행 의뢰
4.보험회사에서 고객 대응 트러블 해결을 위해 사죄대행 의뢰
5.거래처와의 거래 중지를 피하기 위해 사죄대행 의뢰
6.거짓말을 거듭하여 속여보려고 했으나 잘 되지 않아 사죄대행 의뢰
7.회사를 그만 두거나 퇴직하려는 것을 직접 말하지 못 해 대행 의뢰
8.상사에게 알리지 않고 본인이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죄대행 의뢰
9.연인과의 이별을 고할때 새로운 연인인 척 또는 부모님인 척 연기하여 의뢰인과 함께 사죄
출처 :
http://shazaiya.com갑자기 나타난 사죄대행업자?
'사죄도 이제 대신해주는 세상인가? 어이구, 일본도 끝났구나...'
'영화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2014년 일본 방송에서 사죄대행업자가 소개되자 자조섞인 글들이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사죄대행업자가 일본에서 활동을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최소한 10년 전부터 이러한 사죄대행업체가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작위로 눌러 들어가본 어느 사죄대행업체의 홈페이지입니다. 'Since 2006'이라는 글자가 보입니다.
사죄하는 방법에 대한 글로 한페이지를 모두 할애하고 있습니다. 사죄란 어떤 것이며 어떠한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는 어떤 사죄의 형태를 취해야 하는지, 상대방의 기분을 해하지 않으며 진심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을 역설하며 '사죄전문업체'만의 프로 정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죄대행업자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누구?
물론 이러한 사죄대행업자에 대해 반발심을 갖고 있는 일본인들도 많습니다. 사죄받는 측이 돈을 받고 일하는 '사죄대행업자'에 의한 사죄를 받았다면 받아들여줄 수 있을런지 의문을 갖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 일본인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메일이나 스마트폰의 녹음 기능으로 실수가 증거로 남는 경우가 많아 법적 대응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졌으며 법적 대응을 실행에 옮기기 까지도 긴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호사 수임료를 부담하거나 긴 시간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라면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들여 조속히 일을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에 '프로 사죄대행업자'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직장상사나 연인에게 말하기 힘든 내용을 말할 때 본인을 대신하여 말해줄 누군가를 '사죄대행업체'에서 찾기도 합니다.
서비스 비용은?
비용은 전화인지, 이메일인지 또는 직접 얼굴을 맞대고 하는 사죄인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기본비용은 1만엔(10만원)부터 2만5천엔(25만원)선이며 소요시간 및 출장비 등이 있는 경우 비용은 추가됩니다. 또한 업체에 따라서는 사죄하는 사람의 성별, 체형, 외모, 연령 등 원하는 타입의 사람을 골라 신청이 가능하기도 하는 등 의뢰자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사죄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한국에서의 전망
누군가를 대신하여 사과한다는 것이 한국, 일본과 같은 동양인의 시선에서 그리 좋게만 보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유사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이미 있습니다. 의뢰인 입장을 대변하고 변론하는 변호사나 교통사고시 가해자측 보험사도 상황에 따라서는 위에서 언급한 사죄대행업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 업무를 수행합니다. 다만 '사죄대행업자'는 법적인 문제나 보상과 관련 문제가 붉어지기 전 조기에 상황을 수습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으며 연인간 이별문제 등과 같이 좀 더 가벼운 사안까지 다루고 있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한국의 정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일본이지만 위에서 소개한 업체의 경우 아직 한번도 대행사죄가 문제가 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논란의 여지는 접어두고라도 법적 다툼이 난무하는 요즘 세상에 적은 비용에 법적 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사죄대행업자' 서비스가 한국에 존재한다면 수요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 같아보입니다.
- Enjoy Japan -